진리 개들넘이 팔각정에서 사이트 잡았어요.
파랑주의보가 끝나길 기다리며
여기서 일박을 하기로 했지요.
정자가 있어 하룻밤 지내기엔 그만인 장소... |
위도에선 최고에 뷰라 할수 있지요. 가로등이 없어 더욱 운치가 잇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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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가로등 조차 없으니
오늘 밤하늘이 맑다면 벌브셧터(B shutter)로 밤하늘 별의궤적도
찍어 볼 수가 있어 절호의 기회라 생각되었지요..
날은 맑다 흐리다 반복했는데
내일은 배를 타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점심을 먹고 마을에갔지요.
마침 마당에서 방금 주웠다며 조개를 까고 있는 노부부가 계셔 들어가 물을 좀 뜨자부탁 드렸더니
인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기꺼이 주시더군요.
그 물을 길어 와서는
텐트 콧에 들어가 신문을 보았어요.
인기척을 느꼈지만 나가지 않았지요.
지나가는 관광객인지
아님 오늘 배를 못탄 저와 비슷한 처진지는 몰라도
보는 신문에만 신경썼어요.
오후에 다시 두분이 오셨는데
섬을 돌다가 이 곳이 묵기에는 가장 낫다고 판단 되었던지
짐을 푸시더군요.
얘기를 하다보니알게 되었는데 아까 안에서 신문 볼때 와서보니
무슨 기획하는 것 같아
방해 될까봐서
갔다던군요.
어디서 오쎴기에 이렇게 멋진 여행을 하시냐고 물었더니 포항에서 오쎴다고해서
무척 반갑다며 인사를 하게되었어요.
같은 지방이고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은 서슴없이
친해지니 불편해 할 이유가 없었어요.어차피 밤을 이 곳에서 보내야하고 그러려면 준비가 좀 필요했어요.
화로에 불을 피우려면 제가 가지고 온 기본 나무로는
부족하니 김선생님은 나무를 좀 해오시라고
톱과도끼를 드리며 미션을 주었지요.
출신이 해병대라 신경 쓸 필요가 없었어요
그래도 도끼를 들 때는 아래로 지긋이 드시길 바랍니다.
제가 들면 괜찮은데 선생님은 좀....ㅎㅎㅎㅎ
전 나무를 해오는 시간에 식탁테이블 , 요리테이블 , 화로 , 의자 등 세팅을 했고
가져온 참나무장작을 토치로 불을 지폈어요.
어둠이 온섬과 온바다 마저도 삼켜 버린 후에야
돌아 오셨는데 역시나 해병대는 달라도 다르드라고요.
바다에서 쓸려온 각목 타다 남은 숯을 모아 온 것은 물론 솔방울까지
주어왔으니 말입니다.
해병대에서 생존 교육을 받아서인지 ......
모닥불 타는 개들넘이 팔각정의 밤 !
길손과 길손이 만나 나무를 줍고 불을 지피고 등을 밝혀 저녁을 준비하는 모습은
마치 한 세대를 되돌려 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지요.
夜爐 鼎談
모닥불 타닥거리다 잉걸불이 되고
국수한 밥 내음 입맛을 돋굴 제 밤하늘 시나브로 성근 별빛
어둠에 묻힌 사나운 바다 뱃길 알 수 없지만
섬 가울밤 정담으로 깊어만 가네
나무마다 불맛이 있는데 방금 주서온 나무는 짭조롭하리라봅니다.
일년 여행을 마무리 할 땐 내륙에서 만는데 이때 회원 중에 짐쏘님은 미국나무를
가져왔다며 자랑하기도 하는데 이나무의 불맛은 빠다 냄새가 난답니다.
ㅋㅋㅋㅋㅋㅋ
술은 소맥으로 시작했는데 술이 취할릴 만무하겠지요.
이 기가 찬 장소에 우연의 조우도 재밌지만 두분 재혼 하신지 한 달째며
신혼여행이나 다를 바 없으니 최고의 여행을 즐기고 있으시더군요.
듣고보니 서로가 몰랐을 뿐 오늘 아침까지도 위도해수욕장에 같이 있었더군요.
안 그래도 식당주인이 가게 관리 때문에 왔나했던 사람들이 이 두분이었더라고요.
바람이 뱃길을 막았고 그 바람에 이런 만남을 얻게된 것이지요.
모닥불이 숯불되어 삼겹을 구웠는데
김선생님의 쌈장이 없는 것도 아닌데 삼겹을 초장에 찍어 먹어보란겁니다.
하긴 초장에 생선만 찍어 먹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살면서 그릇된 관념이
얼마나 많았는가 . 그것이 나중엔 편견으로 굳어져 주위를 쓸프게
할 때 있지 않았던가.
여러분들도 시험해보세요.
아주 색다른 맛이랍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하지마세요. 무엇인가 부족 할때나 바깥에서 해보시길...
" 만일 한 번이라도 한데서 밤을 새워 본 일이 있는 사람이라면 인간이 모두 잠든 깊은 밤중에는
또 다른 신비로운 세계가 고독과 적막 속에 눈을 뜬다는 것을 누구나 알게 되실겁니다 "
.
그 때 바다는 더 푸르름을 꿈꿀 것이며
섬 어느 해변에 요정들은 도란도란 조개를 캘 것이며
밤 하늘에 별들은 명멸하며 꿈길을 비추며 돌아가는 요정들의 밤길을을 돕겠지요.
그러며 이렇게 얘기하겠지요." 참 ! 그 섬에 재밌는 인간들을 보았어"라고요
...............
누구든지 살은 만큼 가슴아픈 사연이 없을라고요.
없다면 그 사람은 바보이거나 깊이 있게 살아보지 않았겠지요.
좋은 인연이 되어 행복해 하시는 두분을 볼 때 가슴 아팠던 지난 일도 추억이며 한 인간으로서의 개인의
역사 중에 하나라 여겨지리라 봅니다.그리고 섬이 준 좋은 풍광과 이 밤의 분위기가
가한층 보태지지는 않아나 싶었어요.
야영하며 이어진 정담은 멋진 섬의 가을 밤을 짧게만 만들지요. 종국엔 술이 떨어져
술을 사러 가야했지요.
마트는 이미 문이 닫혔고 마을 구멍가게를 찾아내서 어렵게 술을 사왔어요.
돌아오니 사모님은 차에 들어가셔 주무셨고 둘만 남아
사온 술을 즐겼는데 김선생님 노래를 신청하셨어요. 참 오랜된 곡이었지요.
all for the love of a girl ( 어느 소녀에게 바친 사랑)
올드 팝인데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는군요.
참! 좋은 멜로디인 것 같아요.
가사는 다몰랐으나 함께 기타치며 불렀어요.
또 신청한 곡중에 당시에는 음이 입가에 돌듯 말듯한 노래가
" 숨어우는 바람소리" 아니었는지 모르겠더군요.
아예 블로그 음악으로 담놓았으니 들으시며 감상하세요.
섬에 취하고 음악에 취하고 술에 취해버린
사람에 취하고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는
구나...."성산포 라는 시가 생각 나는
밤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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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즉흥적인 노래라 못 부른 노래도 있었으나
환벽하게 부르는 것은 노래방으로
가면 되니 바깥은 허밍만으로 충분하답니다.
허밍만으로도 즐거은 흥이 되는 것이 섬 ,야외라서 ..... |
위도에서의 마지막 밤은 길손과 길손이 만나
또 하나의 스토리 텔링이 되었지요.
별빛만 믿고 텐트 콧에 후라이를 덮지 않고 잠 들었는데
새벽에 가랑비가 소리도 없이 내려 텐트콧이 축축한 바람에
깨었지요. 이미 빗물이 흥근하게 고여서 부득불 텐트 콧을
황급히 정자에 옮겨 두고 차에서 자던 잠을 마져 잤어요.
하염없이 내리는 세우(細雨)는 밥을 먹고 장비를 정리하고 철수 할 때까지
내렸어요.
우리는 장비 정리를 끝내고 다시 위도 해수욕장으로 가서 씻고 여객터미널로 갔었지요.
배는 11시 40분였는데 시간이 남아
여객터미널 매점 야외 앉았지요. 첫날 건너에 식도에 가려고 라면을 시켰는데
굳이 배에 가서 태울 차가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부탁까지 해놓고
라면을 먹을 시간을 벌어주었던 일 광주에서 시집와서 여태껏
살았어도 저가 빤히 보이는 섬 식도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말하는
중년의 매점집 아줌마가 고마워 커피 한 잔이라도 그 집엘 마시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지요.
같은 여객터미널 맞은 편에도 똑 같은 크기에
매점이 있는데 그 곳에 커피 한 잔이 200원이나 더 비싸고
인정미까지 떨어진다니.....
우리가 나오는 날은 그 분이 없어 인사도 못하고 나오고 말았지요.
베짱이는 이렇게 위도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 추억을 또 하나 만들었답니다.
두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빌며 꼭 포항으로 놀러 가겠습니다.
사모님이 술이 취하셔 알미늄 홀을 감아 구운 감자 맛을
보여 드리지 못했는데 포항에 가서 촌집 마당에서 하려합니다.
모닥불의 종결은 감자를 굽는 것이며 그것을 입 데가며 한 입 먹어보는 것이랍니다.
격포항을 도착해서 칼국수라도 한 그릇하자시는 걸 남원에서 점심 약속이 있어
급하게 헤어져 아쉬웠으나 너무도 좋은 여행이었으니
재밌는 재회가 있으니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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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15일 오후 06:27 (0) | 2011.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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